Book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도 한국인으로서 미국 대선의 결과를 제대로 가늠한다는 게 힘들다고는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데, 전통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과 SNS에서 얘기되는 내용들이 많이 다른 것을 보면서 도대체 어떤 정보처를 믿어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트럼프의 당선으로 대선 결과가 나오자,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정보 조각들을 모아서는 안 되고, 옛날에 쓰인 책을 통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책을 찾아보니 꽤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트럼프가 직접 1987년에 쓴 <거래의 기술>이 가장 적합해 보였습니다.
이 책은 간략하게 트럼프의 어린 시절을 말한 뒤, 뉴욕시 퀸스와 브루클린에서 주택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떠나 본인은 맨해튼에서 굵직한 부동산 사업을 일으킨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이한 부분은, 이 책을 쓰던 시점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죽 나열해 놓은 부분도 있는데, 하루 평균 50회~100회 정도의 통화를 한다는 그의 말을 과장으로 받아들이더라도 매 순간 전화를 붙들고 있는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마라라고, 이바나, 가족 모임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꽤 많은 부분에 밑줄을 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의 성격을 엿볼 수 있거나 거래할 때 명심해야겠다는 부분들을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함입니다. 그런 부분 중 몇 개를 이 글에서도 기록해두려 합니다.
이 책을 찾아볼 때부터 목적은, 트럼프라는 사람의 본질과 최대한 가까운 면을 볼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목적을 충족하는 책입니다. 부수적으로,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가 2016년에 개정판에 대한 서문으로 남긴 글을 살펴보면 한창 클린턴과 당시 미국 대선을 치르고 있는 와중이었습니다. 2024년의 트럼프 재당선과 맞물려서, 8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데칼코마니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번역가도 그 당시, 미국 주류는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기세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남겨두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미래는 함부로 예측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또 얻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오직 사업가로서의 트럼프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본인이 쓴 자서전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스캔들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트럼프가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 정의하는지 살펴볼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제 머릿속에 있는 트럼프는 정치도 하나의 큰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즐길 사람 입니다. 타고난 승부사이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동기 부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그가 성취해 낸 결과들을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 트럼프가 앞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에 그 배경에는 그의 성격과 경험이 어떻게 녹아나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이끌어갈 앞으로의 4년을 그 사람 개인을 좀 더 이해한 채로 관찰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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